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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에 생긴 물혹, 단계별로 위험도 달라…제거 필요한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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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인체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혈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럼에도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답게, 이상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신장에 생긴 문제는 건강검진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자주 발견되는 것이 바로 신장에 생기는 물혹, 즉 `신장 낭종`이다. 그렇다면 신장에 낭종이 발견됐다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걸까

선천적 vs 후천적 신장 낭종, 증상과 양상달라
어떠한 질환이나 원인에 의해서든, 신장에 물혹이 생기는 상태를 통틀어 `낭성 신장질환`이라고 한다. 크게 유전적 요인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 가능하다. 유전적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이 다낭성 신증인데, 다수의 낭종이 신장을 뒤덮고 있는 형태를 보인다. 대개 고혈압을 동반하며 복부에서 신장이 만져지거나 옆구리 통증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낭성 신증이 아닌 후천적 요인에 의한 낭성 신장질환은 낭종의 수가 비교적 적고, 더욱 안정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노화 현상이나 신장의 손상 후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추정되며, 정확한 발생 요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보통 아무런 증상을 가져오지 않고,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치료와 관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낭종의 단계인데, 총 4단계로 구분 가능하다.

신장 낭종을 분류하는 4단계

● 1단계: 벽이 얇고 물만 차 있는 단순한 낭종으로, 대개 양성에 속한다. 크기가 1~2cm 이내로 작은 경우가 많으며, 크기가 그보다 더욱 크더라도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고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극히 낮은 편이다. 따라서 별도의 정기 추적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 2단계: 크기가 1단계 낭종보다 약간 크고, 낭종의 일부 벽이 두꺼워지며 약간의 석회화가 보이는 상태다. 만약 낭종의 크기가 3cm 미만으로 작고 벽이 얇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벽이 두껍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변화 여부를 6개월~1년마다 한 번씩 관찰하는 것이 좋다.

● 3단계: 낭종의 내부에 여러 개의 방이 나눠지면서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으며, 대부분의 벽이 두꺼워진 상태다. 이 단계부터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영제를 투여했을 때 반응한다면, 낭종 내부의 조직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수술을 통한 제거가 권장된다.

● 4단계: 악성화될 가능성, 즉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계다. 낭종의 벽이 매우 두껍고 불규칙한 종양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낭종 내부에 고형 조직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조영제를 사용했을 때 조영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주변 조직을 압박해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쉽고, 사실상 악성 종양(암)으로 진단할 수도 있는 만큼 제거가 필요하다.

증상 생겼거나 투석 중이라면 적극 치료 필요해
이렇게 신장 낭종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치료와 관리 방법에도 차이가 난다. 낭종의 형태가 이상하지 않고, 추적 검사를 해 봐도 큰 변화가 없다면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이런 경우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복부 초음파, 소변 검사 등으로 주기적으로 신장의 상태를 확인하기만 해도 된다. 또한 신장 낭종은 한번 제거해도 다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단계 수준의 작은 물혹을 굳이 선제적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1~2단계의 낭종이라고 해도, 낭종의 크기가 너무 커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발열, 통증,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낭종에 염증이나 파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나, 요로 폐색 등이 발생한 경우라면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또한 낭종이 발견될 경우 적극적으로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이닥 신장내과 상담의사 손태용 원장(손태용내과의원)은 "투석 환자의 경우 신장 상피세포가 자극을 받아 낭종이 쉽게 생길 수 있는데, 보통 투석 후 약 3년이 지나면 40% 정도, 10년 이상 투석을 한 환자에게는 90% 이상 낭종이 생긴다"라며 "드물게 낭종 세포에서 신장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손태용 원장 (손태용내과의원 신장내과 전문의)